독후감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SambaLim 2021. 5. 18. 23:20
  • Author: 이즐라 지음
  • Date: 2021년 5월 11일
  • Publisher: 넥서스
  • Score /5: ⭐️⭐️⭐️⭐️
  • Summary: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서양 근현대 철학을 이룬 21명의 철학자 이야기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표지

나는 철학과를 나왔지만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철학과였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왔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철학과를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특이한 사람이 되는 것이 싫었었다.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철학과를 나오지 않았고 철학을 전공한 사람에 대해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따라서 나를 누군가는 호기심으로 누군가는 의구심으로 쳐다보았다. 나는 그런 시각이 싫었고 사람들의 호기심과 의구심 속에서 철학을 전공한 것이 개발자로 나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증명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정말 부끄럽게도 나는 철학과를 나와 4년차 개발자가 되는 동안 철학과 관련된 서적을 거의 읽지 않아왔다. 개발을 하며 필요한 기초지식들을 쌓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고 다른 개발자들을 보며 그들을 흉내내려 해왔었다. 당연하게 그런동안 철학과에서 쌓은 지식들은 머릿속에서 지워져갔다.

 

그러던 중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을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했다. 철학을 다루는 책인데 스스로를 '허영'을 위한다고 이야기하는게 재밌게 느껴져서 책을 구입하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 지은이는 자신이 철학을 좋아하는 이유를 '세상에서 가장 있어보이고, 세상에서 가장 무용한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지은이에게 철학이 단지 허영을 위한 학문이 아님을 볼 수 있다. 지은이는 데카르트로 부터 시작하여 데리다까지 근현대 유명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심지어 그 이야기를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자신에 삶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을 보면서 잊고 있던 철학사 이야기를 다시 상기시킬 수 있어 좋았지만 한편으로 부러웠다. 사실 나는 철학과를 나온 것이 지금의 내가 개발자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숨겨만 왔었다. 지은이가 자신이 이해한 철학을 자신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자신의 생각까지 풀어내는 것을 보며 언젠가 나도 철학을 배운 것에 당당하고 지금 내가 개발자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철학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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