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의 2020 회고록
GIS 개발자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된 삼바의 2020년은 어떤 한 해였는지 회고록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이직
2020년을 돌아봤을 때 저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이직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직을 통해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히할 수 있었고 새로운 회사의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며 일내적 그리고 외적으로도 많이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직을 하였을까?
전 회사는 정말 감사하게도 철학과를 나와 많은 것이 부족한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셨고 다양한 기회들을 제공해주셨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로 더 나아가기 위해 이직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 이유중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동료
정말 이직을 한 이유를 말하라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함께 고민하고 함께 나아갈 동료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존 GIS(지리정보시스템) SI 회사 기술연구소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을 해내야했었는데 따라서 간단한 인프라 구성부터 DB, 웹서버, 공간분석, 가시화, 웹앱 등 넓은 분야의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다른 개발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레퍼런스들이 적은 GIS 오픈소스를 통해 일을 진행하였고 따라서 일을 진행하며 많은 벽에 부딪혔었는데 아무래도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을 하고있다보니 자신들의 이슈를 공유하기도 어려웠고 만약 공유가 된다고해도 함께 고민하기는 어려웠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좋은 동료가 되보고자 하였습니다. 먼저 저희팀 내부에 도쿠위키를 통해 위키를 만들어서 서로 하고 있는 일을 공유하고자 하였었고 더 편한 문서 공유를 위해 에버노트, 노션등을 사용하여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정리하여 올렸고 이슈나 공유할 사항이 있으면 문서를 만들어 공유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혼자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는 특성상 자신이 하고 있는 일외에 다른 일에 관심을 갖기가 어려웠고 각자의 공간이 관리가 안되다보니 저 혼자 사용하는 문서들이 되었었습니다.
두 번째로 제가 개발이 재미있었던 부분에 함께 접근하기 위해 사내에서 스터디를 진행했었습니다. 규모를 키우기 전에 저희 팀원중 신입사원 2명과 저를 포함 3명이서 진행하였는데 Javascript의 기초부터 ES6+의 문법까지 알아보는 스터디였습니다. 제가 아는 것에 대해 공유하고 동료들이 개발에 흥미를 느끼는 모습에 많은 보람이 있었지만, 현재 제가 하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나아가기는 어려웠었습니다.
오랜기간 함께 일을 해왔고 일 외적으로도 많은 것들을 공유하며 많이 친해지고 정이 많이 들었지만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동료들을 찾아야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론트엔드
제가 프론트엔드 분야쪽에 관심이 간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물론 모두는 아니였지만 대다수는 저에게 왜 하필 프론트엔드냐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았고 디자이너와 혼동하시는 분들도 많았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퇴사를 결심한 후, 인터뷰를 진행했을때도 프론트엔드가 하고싶어서 회사를 나간다는애는 처음본다는 이야기를 하셨었습니다. 앞선 이야기들과 같이 제가 프론트엔드 분야에 관심이 있어 새로운 라이브러리 혹은 도구들을 사용하고자 해도 SI회사에서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었습니다.
급진적인 변화가 어렵다면, 조금씩이라도 바꾸어나가자 라고 생각하고 jQuery없이 Vanilla JS 로만 웹페이지 만들기, 3D 지도 가시화 페이지에 React적용 등 다양한 시도들을 하려 노력하고 설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시 익숙한 jQuery 혹은 jsp 형태로 다시 만들기 등 원래대로 돌아가야만 했었습니다.
프론트엔드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에 항상 맞추어 개발하지 못하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하고 싶었고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새로운 직장
정말 운이좋게도 제가 이력서를 썼던 두 회사중 한 회사에 정말 빠르게 합격하였습니다. 인수인계, 남은 작업등 이직사이에 쉬는 날이 단 하루도 없었던 것은 정말 슬프지만 새로운 직장에 대한 기대감에 즐거워하며 빠르게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어떤게 좋아?
아무래도 가장 좋은점은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 입니다. 슬랙의 저희팀 채널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이슈 혹은 공부하다 느끼거나 막힌부분에 대해 공유를 하더라도 거기에 대한 답변을 달아주시거나 공감을 해주시고 더 나아가야할 방향에대해 이야기 해줄 동료가 있다는게 행복합니다. 코로나때문에 회식한번 제대로 못하고 재택근무를 많이하여 다들 보기 어렵지만 앞으로 더욱 친해지고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함수형 프로그래밍에 대한 인강을 함께보고 돌아가며 자신이 요약한 것을 공유하고 시니어 개발자분께서 본인이 함수형 프로그래밍의 개념들을 이해한 방법을 이야기해주시는 것 부터 더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는 스터디를 진행했었습니다. 그동안 함수형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시도를 해보고자 했지만 실패를 했었던 만큼 스터디를 하며 정말 즐거웠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크고 역사가 있는 만큼 레거시 코드들도 많았고 파악해야하는 서비스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만든 문서를 공유하고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또한 PO분들 QE분들 마케팅 팀분들 등등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아직 부족한게 많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생겼고 그 길을 나아가는데 함께할 팀원들이 있어서 더더욱 즐겁습니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제가 좋은 동료를 원하는 만큼 저도 누구나 함께일하고 싶은 좋은 동료가 되고 싶습니다.
공부 그리고 공부
이미 앞서 이직이야기를 너무 길게해서 공부이야기를 하기 약간 민망하지만 올해 했던 공부들을 적어보려합니다.
사내교육
이제는 전 직장이긴하지만 거의 일주일동안 신입사원분들 필수 그리고 사내 과장까지 들을 수 있는 사내교육을 진행하였었습니다.
제가 개발을 시작할때 접하기가 어려웠던 만큼 정말 누가 시작하더라도 따라할 수 있을만큼 친절한 강의자료를 만들고자 하였고 이를 위해 모든 과정을 캡쳐하고 많은 설명을 달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내용을 전달만 하기보다 이러한 교육이 왜 필요한지 어떠한 내용을 알고 있으면 좋은지 이야기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려 노력했었습니다.
그 결과로 정말 감사하게도 모든 수강자분들이 실습 목표를 이룰 수 있었고 한 신입사원분께서 따로 찾아와 저에게 정말 감사했다고 이야기해주시는데 겉으로는 따라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점잖게(?) 이야기하였지만, 속으로는 정말 기쁨에 댄스잔치를 열었었습니다.
아마 2021년에는 새로운 직장에서 교육을 진행하기는 어렵겠지만 감사하게도 교수님께서 취업을 목표로하는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아직 계획은 못세웠지만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제가 아는 것을 잘 전달하고 수강생이 개발이 즐거워질 수 있는 강의를 해보고 싶습니다.
진행하였던 내용
- GIS 프로그래밍 기초
- PostGIS
- GeoServer
- OpenLayers
- Spring Framework
- Java 기초
- Spring Framework 기초, 실습
-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개발환경 설정
CesiumJS
올해 상반기에는 업무로 주로 웹에서 3D 지도를 CesiumJS라는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진행하였었습니다. CesiumJS에 대해 검색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CesiumJS 커뮤니티를 보게되었고 CesiumJS에 기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good first issue
라벨이 붙은 Issue 들을 주로 찾아보았고 처음에는 간단한 문서 수정부터 카메라에 비행 완료 기능 추가, SandCastle 예제 수정 등 4번의 PR을 올려 merge되었습니다.
PR중 특히 completeFlight
메소드를 추가한 PR은 항상 사용만 하고 어떻게 동작하는지 보지 못했던 CesiumJS Camera
의 소스부분을 더 깊이 볼 수 있었고 무려 1달이 넘는 수정과 확인 끝에 merge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버전에 추가 배포되어 정말 뿌듯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티모아)
프론트엔드개발을 하고싶다는 열정이 넘쳤었고 이를 위해 B-사이드 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다들 주업이 따로 있었기때문에 모든 시간을 할애해서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3월 아이템 선정부터 6월 경험 공유회가 있기까지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멋지게 달려주었습니다.
비록 제가 회사일이 바쁠 시기여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했지만 현업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React를 사용하여 서비스를 만들어 보았다는 점, 인프라부터 DB, 웹서버, 웹앱까지 제가 해보고 싶었던 기술스택을 통해 서비스를 만들어 보았다는 점에서 힘들긴 했지만 진행하며 행복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정말 본업뿐만 아니라 자기발전에 열정이 있는 분들을 많이 뵙게되어서 자극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마무리
정말정말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제가 하던 연구과제가 뉴스에 나와서 혼신의 마우스 연기(?)를 했던 것 , 올해는 컨퍼런스나 전시회에 직접 갈 수 없어 온라인으로 참석했던 다양한 컨퍼런스, 심플 소프트웨어나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처럼 개발의 철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던 서적들 등등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저에게 영향력이 컸던 이야기들 위주로 회고록을 적어봤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동료를 만나 개발이 재밌어졌고 여러 커뮤니티,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열정적인 개발자들을 봤고 저도 그들처럼 성장을 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항상 열정적인 개발자, 게으르지 않은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좋은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좋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동료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보려합니다.
2020년 제 기나긴 회고록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